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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은 회사가 위험한 이유, 그럼 어떻게?

‘가족 같은 회사’라는 말을 조롱하는 말이 있습니다. ‘가 X 같은 회사’. 특히, MZ세대는 ‘가족 같은 회사’라는 말을 들으면 그 회사에 대해 그다지 좋은 인식을 갖지 않는 듯합니다. 시스템이 낙후되어 있고, 열정페이를 강요할 확률이 높으며, ‘꼰대’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이것은 단순히 MZ세대가 ‘싸가지 없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최근 리더십 관련 저서들에서도 가족 같은 회사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거든요. 가족 같은 회사가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뜻인데요. 가족 같은 회사가 위험한지 까닭과 그 대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과거의 기업 VS 현대의 기업

가족 같은 회사가 위험한 이유를 알아보기 전에, 현대의 기업과 과거의 기업의 차이를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과거의 기업은 ‘연공서열제’와 ‘평생직장’을 두 축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먼저 들어오면 먼저 승진하고, 일단 들어오면 내쫓지 않는다’. 이것이 과거 기업의 모토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가족의 특징과 거의 완벽하게 맞아떨어집니다. 서열상 아우는 형보다 앞설 수가 없지요. 또, 결혼하기 전까지는 자의적으로 가족관계를 분리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연공서열제와 평생직장을 특징으로 한 기업은 자연스레 가족적인 기업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원에게 대리는 ‘형’이고 임원은 ‘아버지’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사원인 자신 또한 형(대리)이 되고 아버지(임원)가 될 운명이었죠.

그러나 연공서열제와 평생직장은 현대 기업의 특징으로 볼 수 없습니다. 계약직과 비정규직 등 노동이 유연화되었고, 프리랜서로 대표되는 긱 이코노미가 출연했기 때문입니다.

현대 기업의 모토는 이렇습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 먼저 승진하고, 필요하면 해고한다’. 과거 기업 문화와는 거의 정반대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 같은 회사의 위험성

이런 상황에서 ‘가족 같은 회사’를 꿋꿋이 밀고 나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위험성에 대해, 기업의 차원과 근로자(개인)의 차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기업 차원에서는 직원에게 건설적인 피드백을 할 수 없습니다. 현대 기업의 특징 상 사용자-근로자의 관계는 일시적 계약 관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가족’을 강조하는 이상, 함부로 자르거나 성장을 독려할 수 없겠죠. 아무리 못나도 가족은 가족이니까요. 그러나 저성과자가 기업에 많아질 때,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근로자 차원에서는 더 심각합니다. 우선 개인과 기업 간 경계가 사라짐으로써, 기업이 개인의 삶에 침투하려고 합니다. 개인화되고 다원화된 현대인에게 ‘일과 삶의 분리’는 꽤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가족이니까 알아야지!’라며 개인의 삶에 침투하려는 기업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또, 가족 문화를 지닌 기업의 근로자들은 회사에 지나치게 충성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 로열티가 높으면 좋은 일이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는 회사를 위해 불법을 저지르라고 강요 당할 가능성이 있죠.

혹은 고용주에게 착취를 당하거나, 기타 비윤리적인 행위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여나 내부고발자가 생겼을 때도, 자신의 동료를 감싸기보다는 회사를 옹호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가족적’이지만 ‘가족’은 아닌 ‘기업’

물론 가족 같은 기업이 가진 강점도 있습니다. 근로자끼리는 물론, 사용자와도 깊은 유대감을 가질 수 있죠. 또, 공동의 목표와 가치를 지향함으로써 기업 성장에 집중할 수 있고, 회사가 어려울 때도 쉽게 나가거나 포기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족 문화를 무작정 배척하는 게 능수는 아닙니다. 다만, 기업이 ‘가족적’일 수는 있어도 ‘가족’은 아님을, 본질은 ‘기업’임을 잊지 않도록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함께하는 근로자는 물론, 신입사원에게도 다음과 같은 점을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첫째, 기업의 본질은 계약 관계라는 점을 분명히 하세요. 기본적으로 기업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맺는 계약에 따른 관계입니다. 당연히 계약이 종료되면 관계도 끝납니다.

이처럼 근로자와 사용자, 기업과 직원의 관계는 일시적입니다. 기업도 떠나는 직원에 대해 공격적으로 대할 필요가 없으며, 직원도 더 나은 근로자를 원하는 기업의 입장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명확한 선을 제시하세요. 가족은 기본적으로 어떤 일이든 용인해 줍니다. 오늘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다가 갑자기 취소해도 괜찮죠. 내일 집안일 당번이 나지만, 필요하면 카톡 한 마디로 아내와 바꿀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그래서는 안 됩니다. 휴가를 쓴다면 반드시 연차휴가 결재서를 올리도록 해야 하며, 야근을 한다면 정확한 사유를 올려야 합니다. 물론, 야근수당도 분명하고 정확하게 지급해야 하겠죠.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더라도, 기업과 직원 간의 분명한 ‘선’은 존재해야 합니다.

셋째, 공동의 목표와 그에 따른 성과를 강조하세요. 가족은 친밀한 관계를 위한 공동체고, 기업은 이윤 창출을 위한 조직입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기업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필요하다면 사용자는 성과를 위해 근로자를 닦달할 수 있으며, 직원 또한 부당한 명령에 맞서 윤리적인 결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 같은 회사가 위험한 이유와 대안을 알아보았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가족 같은 회사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위기일수록 뭉치고, 평소에 공동체 소속감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은 절대 나쁜 게 아니죠.

다만 중요한 점은 ‘균형’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듯이, ‘가족’과 ‘기업’의 균형을 잡아주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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