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과 조직

한국의 근로시간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예로부터 한국의 근로시간은 세계에서 알아주기로 유명했습니다. 대략 10년 전쯤 “선진국에 해당함에도 멕시코와 1, 2위를 다툰다”라는 말도 돌았죠. 그럼 지금은 어떨까요?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한국의 근로시간은 많이 줄어들고, 노동생산성은 개선되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다지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최상위권이며, 노동생산성은 OECD 국가 기준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선진국이지만 노동생산성은 후진국”이라는 옛말과 그리 달라지지 않은 것이죠. 조금 더 구체적인 숫자로 알아보겠습니다.

 

세계에서 3번째, 한국의 근로시간

OECD 국가 중에서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국가는 어디일까요? 바로 독일입니다. 평균적으로 독일의 근로자는 연간 1,332시간을 일합니다. 뒤를 이어 덴마크(1,346시간), 영국(1,367시간)이 근로시간이 짧은 국가에 해당합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3번째로 근로시간이 깁니다. 1위는 (여전히) 멕시코(2,124시간)이며, 2위는 코스타리카(1,913시간)입니다. 한국은 1,908시간으로 3위에 해당하죠.

여기에는 한 가지 감안할 부분이 있긴 합니다.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자영업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순수’ 근로자의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 유럽은 파트타임 고용 비중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근로시간이 적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세계에서 근로시간이 가장 긴 편이라는 부분은 부정하기 어렵죠.

긍정적으로 해석할 부분도 있습니다. 근로시간이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로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2008년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209시간이었는데, 약 15년 만에 300여 시간이 줄어든 것이죠.

 

근로시간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은 노동생산성

한편 길게 일하는 것에 비해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1.7달러로, OECD 국가 38개국 중에서 27위에 그쳤습니다.

1위인 아일랜드가 111.8달러, 2위인 룩셈부르크가 96.7달러, 3위인 노르웨이가 85.5달러라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북유럽 국가에 비해 반도 안 되는 것입니다.

근로시간은 긴데 노동생산성이 낮다는 사실은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요? 근로자의 업무 집중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기업 내에서 만성적인 초과근무가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상사가 퇴근을 하지 않았는데 신입이 퇴근해?’와 같은 눈치 보는 퇴근 문화도 여전히 있다는 것이죠.

개인의 업무 집중도는 크게 떨어지고, ‘정시 퇴근’이 아닌 초과근무를 당연시하니, 근무시간에는 다른 일을 하다가 초과근무 시간 때 본격적으로 업무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과 비교해 보기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한국의 법정근로시간은 1주일에 52시간입니다(주 52시간). 이는 연장근무 12시간을 포함한 시간으로, 실제로는 40시간+12시간이며 적정 근무시간은 하루에 8시간인 셈입니다.

따라서 40시간을 기준으로 52주(1년)를 곱하면 2,080시간이 나옵니다. 한국의 평균 근로시간이 1,908시간이라는 점과 비교해 보면 주 52시간제가 갖고 있던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노동생산성입니다. 근로시간은 10년째 쭉 감소해 왔으니 어떻게 보면 많이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릴 방법을 고민해야 할 차례입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자율출퇴근제나 재택근무제, 집중근무 시간제 등을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다소 억지로 시행한 것에 비해 그 결과는 꽤 괜찮았다고 응답한 기업이 많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40% 이상의 기업이 ‘코로나 끝나도 재택근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릴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연공 및 서열 대신 직무와 성과중심의 임금 체계로 전환하고, 성과와 실적에 기반하여 인사 조치를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주4일제 기업이 늘어나는 현실은 ‘근로시간은 줄이고 노동생산성은 높이는’ 방안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앞으로 산업의 주축이 될 MZ 세대는 무엇보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회사=나’라는 생각은 낡았다고 인식하며, 여가와 취미 생활에 집중합니다. 즉, 근로시간의 감축은 앞으로 계속해서 생겨날 근로자의 자연스러운 요구사항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근로시간만 줄인다면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해서 노동생산성을 높일 방안에 대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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