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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는 이유와 해결방안 (1) _ 현황과 문제점

본 글은 HPC컨설팅펌 최우창 수석 컨설턴트가 대한병원협회에 기고한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는 복합적인 이유와 그 대책은?(부제 :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컨설팅 프로세스 및 사례)’의 전문입니다.

 

최근 간호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의 확대, 고령화 및 만성질환 환자의 증가, 코로나 19로 인한 감염 관리 강화 등이 대표적인 이유입니다.

반대로 간호사 이직율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간호사 전체 평균 이직률은 15.4%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중소병원의 이직율은 22.6%~42.9%에 달해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참조 : 병원간호사회, 병원간호인력 배치 현황 실태조사 2019)(참조 : 전국보건의료산업 노동조합 조합원 의료기관 102곳 대상 2022년 이직률 조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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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경력직 간호사들의 빈 자리는 저 연차의 신입 간호사로 채워야 합니다. 반면, 신입 간호사는 미비한 교육훈련과 업무 부적응으로 조기 이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선입 간호사들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다시 교육을 해야 하는 어려움으로 선임 간호사들마저 병원을 이직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실정입니다.

저는 실제 5년 간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과 관련된 컨설팅을 수차례 진행해왔습니다. 민간 중소병원의 이직률은 매우 심각한 상태이며, 간호사들의 집단적이고 일시적인 이직으로 병동을 페쇄하거나 통합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업계에 간호사 면허소지자 대비 실제 활동하는 간호사들의 수는 49.5%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비추어 볼 때, 간호사들은 본연의 간호업무를 포기하고 병원을 떠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대표적인 이유는 열악한 근로조건과 높은 근로강도 뿐만이 아닙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직종 간의 갈등, 나아가 부서 간의 불명확한 업무분장, 간호사 내부의 수직적인 조직문화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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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대한병원협회에서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총 24개 병원의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컨설팅을 진행해왔습니다. 컨설팅 초기에는 ‘인사제도 개선(병동간호사의 교대근무 개선 등)’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컨설팅이 거듭되면서 간호사들의 업무수행 방식에 비효율성이 많고, 부서 간, 직종 간의 갈등으로 다양한 애로사항도 적지 않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부터는 직무분석을 통한 업무 비효율성 개선업무 애로사항조직문화 개선, 교육훈련체계 수립을 중심으로 컨설팅을 진행해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기에서는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컨설팅의 진행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보면서 간호사들의 이직 원인과 개선 방안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간호사 근무환경 및 직장만족도 설문조사

먼저 교대 근무형태에 따른 만족도를 조사했습니다. 교대 근무제도의 불만족 사유로 ‘장시간 근무에 의한 피로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어 ‘적은 휴일수와 휴가사용의 부자유’, ‘개인적인 여유시간 부족’ 순으로 만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기타 응답
– 갑작스러운 근무표 변경
– 잦은 인력 변동
– 나이트 후 1off로 힘듦
– 장주기 근무로 인한 피로도 증가
– 식사시간 보장 X
– 주말에 거의 쉬지 못합
– Night-Off-Day, Evening-Day 근무 기피
– 선임 위주의 교대근무표 작성

변원 간호사들만의 부정적 조직문화가 있는 지에 대해서도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병상수가 많고, 업력이 오래된 병원일수록 ‘신입사원 조출/연장 관행’에 대한 만족도와 ‘고참순 근무표 작성 관행’에 대한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업력이 오래된 병원일수록 수직적 조직문화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방증합니다. 이로 인해 신입 간호사에게 물품카운트 등의 보조 업무가 가중되는데, Wanted-Off의 사용이 어렵고 휴일 지정이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인수인계’ 부분에 있어서도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인수인계가 끝나도 선임이 업무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기다려서 같이 퇴근하는 문화가 있는 병원도 다수였습니다. MZ세대 간호사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일 뿐만 아니라 불만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개선이 필요한 것도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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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 이내에 이직의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문이 이어졌습니다. 많은 병원에서 60~80% 간호사가 ‘그렇다’고 응답해 이직의사가 일반 기억 수준보다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직을 고려하는 사유로는 ‘장시간 근로와 높은 노동강도’가 가장 많았고, ‘임금 등 처우불만족’과 ‘상사/동료관계 불만족’, ‘성장전망 불투명’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 기타 응답
– 건강악화
–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 지적하는 만투(태움)
– 교대근무로 인한 불균형한 생활리듬
– 인력은 적은데 잡다한 업무 많음
– 직원복지보다 고객만족에만 신경 씀
– 고충면담 신청 시 소통 X
– 원하지 않는 부서근무
– 휴식불충분 등

 

2. ‘병동 교대근무표’ 작성 방식의 문제점

현재 대부분의 병동 간호사의 교대근무표 작성 방식은 Want Off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개별 간호사가 희망 Off day를 신청해 이를 감안해 근무표에 반영됩니다. 결론적으로는 수간호사가 전체 간호사의 월간 근무일과 오프일을 확정합니다.

이런 방식을 ‘교번제’ 근무 방식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교대 근무제도와 같이 고정 근무조가 편성되어 규칙적으로 교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인별로 근무표가 다르게 짜여 운영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Want Off(교번제) 방식의 장점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장점1) 개인 사정이나 경조사 참석 등 근무자가 꼭 쉬어야 하는 날에 휴무를 가질 수 있다.

(장점2) 개인별 Day/Evening/Night 선호도 및 근속년수가 높은 인력에 대해 Night 일수 감소 등을 제외하고 Duty를 부여함으로써 각 Duty의 최소인력을 임의 배정할 수 있다.

(장점3) 병동 간호 인력이 부족한 현실에서 Off 희망일을 제외하고 Duty를 부여함으로써 각 Duty의 최소인력을 임의 배정할 수 있다.

(장점4) 숙련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숙련 인력을 Peak time 및 Night 근무 등 책임 인력으로 추가 사용 배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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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Want Off 방식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점1) 불규칙한 교대주기로 근로자의 생체리듬이 깨지고, 근무일과 휴일 예측이 어려워 계획적인 생활이 어렵다.

(단점2) 고 근속자의 선호 근무주기를 선행적으로 반영, 저 근속자가 상대적으로 나쁜 근무형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단점3) 개인별 Duty 배분이 불규칙해 개인별 근로시간 편차 발생.. 근무일수를 균등하게 조정하기 어려움.

(단점4) 수간호사가 일자별 Duty를 작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조정 및 확정에 있어서 불필요한 갈등이 벌어진다.

 

실제로 Want Off 작성(교번제) 방식으로 운영되는 병동의 근속년수 별 Day/Evening/Night duty 개수를 분석한 결과, 근속년수가 높아질수록 Evening 및 Night duty의 개수가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또 Night duty 개수는 1~3년차 간호사가 가장 많 이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이런 경향은 간호사 평균근속이 적은 민간중소병원보다 간호사 평균근속이 긴 대학 또는 대형병원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근속년수별 Day/Evening/Night duty 개수의 차이는 공정과 평등을 중요시하는 MZ세대들에게는 특히 불만의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정인에게 상대적으로 편하거나 유리 한 근무표가 작성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근무표가 배정될 때에 조직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불만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Wanted Off 작성 시 선임 간호사에게 먼저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토요일/일요일 등 공휴일에 Wanted Off를 선임 간호사가 선점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신입 간호사들의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컨설팅에서는 아래와 같이 4가지 교대근무제 설계 방향을 제시하고 신교대 근무제도 안을 제시했습니다.

➀ 교번제가 아닌 교대조를 편성하고 교대주기에 따라 일정 하게 순환하여 근무하는 교대근무제도를 준수하도록 제시하였다.

➁ 야간조 인력을 다른 조와 비교하여 적게 편성하거나 야간전담인력을 배치하여 기존인력의 야간근무를 최소화하도록 하였다.

➂ Wanted Off를 부여하되 이미 짜여진 교대근무제도 하에서 근무여건을 고려하여 Wanted Off를 신청하도록 하였다.

➃ 교대조 인력 외에 Day/Evening/night duty에 전담인력을 추가로 배치하여 Wanted Off로 인한 인력공백을 예방하도록 하고, 숙련 간호사나 육아기 간호사를 Day/Evening 전담인력에 우선적으로 배치하도록 하는 전담인력 배치기준을 수립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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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병동별 인원 및 근무환경에 따라 4조 3교대 12일 주기형, 4조 2교대 12일 주기형을 새로운 교대제 유형으로 제시했습니다.  2021년부터는 5조 3교대 근무유형을 설계, 제시했습니다.

4조 3교대 12일 주기형은 월간 약 11개의 휴무가 가능하며, 이는 교대주기에 따라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기본 OFF 7개 또는 8개에 Wanted Off 3개 또는 4개를 추가적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설계해 월 11개의 오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간호사들의 근무표 작성 시 요구사항은 night 근무는 연속 2개까지만 근무하 고, 나이트 근무 후 2 Off를 요구하고 있기에 사실상 4조 3교대 근무로는 이러한 요구사항 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2021년부터는 5조 3교대 근무를 설계하고 있으며, 5조 3교대 근 무를 도입하면 1달에 기본 OFF수가 12개가 발생하며, 구조적으로 night 근무 2개 후 2 Off를 부여할 수 있게 됩니다.

– (2)편으로 이어짐 –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는 이유와 해결방안 (2) _ 직무분석과 개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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