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과 조직

MZ세대(청년)가 제조업 현장을 떠나는 진짜 이유

청년은 일자리가 없다고 말하고, 회사는 일할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어느 산업 분야든 이 말은 대부분 적용되지만, ‘제조업’만큼 심각하게 적용되는 분야는 없습니다. 청년들에게 제조업은 그야말로 최후의 선택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구인 공고를 냈으나 충원하지 못하는 비율은 제조업이 약 10%, 서비스업이 약 5%입니다. 즉, 제조업의 미충원율은 서비스업의 두 배인 셈입니다.

도대체 청년들은 왜 제조업을 기피할까요? ‘청년 세대는 고생은 싫어하고 편한 일만 하려고 한다.’, MZ세대는 이기적이다.’와 같이 분석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런 분석은 너무 편의주의적이고 기성 세대의 관점에 불과합니다.

그들이 제조업 현장을 떠나는 진짜 이유, 청년의 시각에서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무 여건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죠.”

아무리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지만, 일부러 고생을 감내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가능하면 고통은 피하고 싶고, ‘사람답게’ 일하고 싶은 게 인간의 심리죠. 하지만 MZ세대가 경험한 제조업 기업은 근무 여건이 상당히 열악했습니다.

일단 휴식 공간이 너무 열악해요. 가벽을 세워두곤 휴게 공간이라고 하고, 보일러실을 휴게 공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더운 여름엔 이동식 에어컨이라도 틀어주면 다행이죠. 에어컨조차 없는 현장도 많아요.

이러한 열악한 환경은 사람을 침울하게 만듭니다. 도대체 몇십 년 전에 만들어진 건지 알 수 없는 오래된 선풍기, 짓고 나서 새로 도배한 적은 있는지 의심스러운 건물의 벽, 누렇다 못해 깜깜한 전등…… 이런 노후한 환경과 올드한 분위기는 아무래도 거부감을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출퇴근은 힘들고, 프라이버시는 없고, 놀 거리도 부족해요.”

보통 제조업 기업들은 산업단지 내에 위치합니다. 산업단지 근처에 숙소나 빌라촌이 있고, 셔틀 등 통근버스로 회사에 출근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죠.

관련 정부 부처나 지자체에서는 통근버스를 확충하거나 산업단지 내에 문화시설과 체육시설을 건립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애초에 청년들은 산업단지에 머무는 걸 꺼려 합니다.

산업단지에 체육관이 있으면 뭐해요? 어차피 자가용이 없으면 휴식 시간에는 가지도 못하는걸요. 그렇다고 퇴근 후에 굳이 회사 근처에 있고 싶겠어요? 퇴근한다 해도 어차피 사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니, 집에 가도 굳이 밖에 나오고 싶지 않아요. 직장 상사와 마주칠 수도 있잖아요. 그렇다고 주변에 놀 거리가 있기라도 하나.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워라밸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조업 기업들이 위치한 산업단지와 산단 근처의 숙소는 워라밸을 전혀 존중해 주지 못합니다. 퇴근 후에도 마음 편히 못 쉰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지자체에서 문화시설을 확충하려고 노력한다 해도 ‘직장 근처 시설’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평일에는 현실적으로 멀리 놀러 나가기도 어렵습니다.

 

 

“성장의 기회도, 네트워크도, 체계도 없는 곳”

청년이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을, 시골보다 도시를 선호하는 까닭은 분명합니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 ‘잠재력’이 후자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더욱 풍부한 성장과 학습,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이는 청년을 유인하는 큰 요인이 됩니다.

제조업에서 인간관계요? 인격적으로 대우해 주기나 하면 다행이죠. 조금만 잘못하면 불호령이 떨어지고, 애초에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지도 않아요. 또래도 없으니 외롭죠. ‘내가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있나?’ 생각해 보면 별로 그런 것 같지도 않고요.

도무지 체계적이지가 않아요. 포괄임금제로 계약한 뒤 계약상 약속한 야근 시간을 넘기는 건 예삿일이고,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회사도 많아요. 조직 운영도 대충대충, 주먹구구식이죠.

이처럼 제조업에서는 청년에게 성장의 기회나 네트워크가 없다고 느끼게 합니다. 청년들은 여기에 더해 체계 또한 부족하다고 느끼는데요.

이외에도 청년들은 질 낮은 식사와 낮은 복지, 열악한 근무환경에 비해 부족한 급여 등을 이야기합니다. 즉, “청년들이 고생하기 싫어서 제조업을 기피한다”라고 하기에는, 청년들에게도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어떻게 하면 제조업 현장을 개선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청년들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하면서도 명료했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잘 준수하고, 임시공휴일에 휴식하기, 임금 개선하기, 야근 문화 지양하기,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만들기 등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들은 서비스업이나 대기업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는 부분입니다.

어쩌면 제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식’일지도 모릅니다. 그저 당연한 것을 당연히 지킨다면, 유능한 청년들이 제조업 기업에서 이탈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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